예측 가능한 스릴러지만 졸작은 아닌 - 수어사이드 하우스 도서 review


옮긴이 : 안은주
펴낸 곳 : 한스 미디어
펴낸 일 : 2021년 1월 20일
줄거리 : 『수어사이드 하우스』, 작품의 제목이자 주요 무대인 ‘자살의 집’은 명문 대학 진학고로 이름 높은
웨스트몬트 사립 기숙학교의 구(舊)교사 사택이다. 이 집이 무시무시한 별칭을 갖게 된 것은 일 년 전 사건 때문이다.
오랫동안 방치된 사택은 한밤중 학생들이 일탈하는 아지트로 이용되어 왔다. 더구나 사람이 쉽게 드나들기 힘들
정도로 깊은 숲속 부지에 있어 눈을 피하기에도 좋았다.
이곳에서 학생들이 벌이는 게임에는 단 하나의 규칙만 존재했다.
“거울 속의 남자가 너를 찾아내길 원치 않는다면, 촛불을 끄지 말라.”
학생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종의 미국판 ‘분신사바’ 심령 놀이인 ‘맨 인 더 미러(거울 속의 남자)’는 처음에는 단순한
담력 증명 게임에 불과했다. 그러나 기숙학교의 엄격한 학칙은 학생들이 게임과 관련된 일탈을 더욱 자극적이고
특별하게 느끼도록, 그리고 해가 거듭될수록 게임을 더욱 복잡하고 자극적으로 만들도록 부추긴다.
결국 일 년 전 하지(夏至)의 밤, 규칙을 어기고 밤늦게 기숙사를 벗어난 학생들은 구교사 사택에서 독창적인 
‘맨 인 더 미러’ 게임을 벌인다. 그리고 이날 밤, 손에 든 촛불이 꺼지지 않게 조심하며 흥분해 숲속으로 들어간
학생들은 곧 처참한 모습으로 발견된다. 하나는 목이 베이고, 하나는 창살에 꿰인 채.
살인 사건은 수사가 시작된 지 3일 만에 종결된다. 잡힌 범인은 학교 교사로 밝혀졌고, 명확한 증거도 나왔다.
하지만 끝난 줄 알았던 사건은 일 년 뒤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계속된다.
왜 이 살인 사건에서 생존한 학생들은 자꾸만 현장으로 돌아가 자살하는 것일까?
구교사 사택을 ‘자살의 집’으로 자리매김하게 만든 이 연쇄 자살 사건, 끝난 살인 사건에 더해진 현재진행형의 죽음
속에서 작품 내에서는 급기야 일 년 전 사건을 파헤치는 전국 초대형 인기 팟캐스트 〈수어사이드 하우스〉가 시작된다. 방송사 유명 진행자 맥 카터가 공중파에서 벗어나 시작한 팟캐스트는 순식간에 화제를 휩쓸고, 새로운 증언까지
얻어내는데…….





마치 우리나라 영화 '여고괴담'을 연상케 하는.... 어느 학교에라도 있을법한, 구전으로 내려오는 공포 이야기가
주된 내용이 아닐까 하는 인상을 줍니다.
그러나 연쇄 살인범의 독백과 사건의 진상을 쫓는 여형사의 현재가 교차 서술되면서 스릴러로서의 재미를 주고
있죠.

제목에서 말씀드렸듯 매우 창의적이거나 신선한 소재는 아니어서 대략 '아 이 스토리가 이러저러하게 흘러가겠구나'
라는 짐작을 중반쯤 하게 되며 그 예상대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캐릭터로 보자면 이 작품의 주인공인 로리 무어는 나름의 능력을 인정을 받고 있는 형사로 그려집니다.
작품을 읽는 동안 그런 느낌을 받았는데 감상 후 찾아보니 역시나 이 로리 무어를 주인공으로 한 전작이 있었더군요
로리 무어는 타인과 어울리기를 힘들어하고 강박 증세를 갖고 있는 것으로 묘사되어 있는데 아마 그런 이유는
전작을 읽어봐야 알 것 같습니다.

숨겨진 상처를 갖고 있는 독불장군형의 형사는 이전의 수많은 영화나 소설에서 이미 나온 캐릭터라 그리 큰 매력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또 하나의 캐릭터인 범인의 경우 어린 시절부터 사이코 패스 성향을 보여 동물이나 사람이 죽음에 자책이나 상처를
전혀 받지 않는 유형의 인간입니다
마찬가지로 이런 캐릭터도 이미 너무 많이 소비되어 버려 .... 아 캐릭터 이야기는 그만해야겠네요


이 작품의 진짜 장점은 이런 뻔한 스토리와 클리셰 덩어리인 캐릭터가 아니라
영화로 말하자면 스피디한 편집과도 같은 빠른 전개입니다. 전개가 빠르면서 마치 영화와 같이 구성되어 있어
독자로 하여금 이야기 속으로 몰입하게 합니다
또한 메인 캐릭터가 아닌 방송인 맥 카터, 기자인 라이더 힐리어, 로리의 연인이자 프로파일러인 레인 필립스
(비록 부상으로 큰 활약은 못하지만) 등의 서브 캐릭터들이 작품을 잘 받쳐주어 뻔하지만 식상하지 않게
독자들을 이끌어주고 있습니다.


제목처럼 뻔하지만 졸작이라고 까진 할 수 없는 스릴러로 여름휴가 시에 더위를 식히는 데 도움이 될 듯합니다

거울속은 일요일 도서 review


제 목 : 거울 속은 일요일
지은이 : 슈노 마사유키
옮긴이 : 박춘상 
펴낸 곳 : 스핑크스
펴낸 일 : 2020년 1월 14일
줄거리 : 가마쿠라에는 소라고둥을 의미하는 범패장이라는 기이한 관(館)이 있다. 그곳의 주인은 마왕이라 불리는 이단의 프랑스 
문학자. 주로 말라르메를 연구하는 마왕 즈이몬 류시로는 말라르메처럼 ‘화요회’를 주최한다. 평온하게 화요회가 끝난 듯했던 
그날 밤 기묘한 살인 사건이 벌어진다. 일가의 죽음이 각인되어 있는 불온한 무대에서 심야에 초대받은 여러 초대객 중 변호사가 
칼에 찔려 죽은 것. 사건이 벌어진 현장인 독특한 계단에는 만 엔짜리 지폐 여러 장이 흩뿌려져 있었다.
당시 현장에 있던 명탐정 미즈키 마사오미의 활약 덕분에 사건은 해결되었지만, 세월이 한참 지난 뒤에 현대의 명탐정인 
이스루기 기사쿠에게 그 사건을 다시 조사해달라는 의뢰가 들어온다. 사건을 조사하는 이스루기 기사쿠에 의해 어딘가 
어색한 점들이 발견되지만 곧 그는……. 시간을 넘어 교차하는 수수께끼, 진실은 어디에 있는가? 현기증과 부유감이 넘쳐흐르는 
주도면밀한 트릭으로 가득 찬 세계를 그 명탐정이 도전한다. 그야말로 빈틈없는 완벽한 본격 미스터리!
이 걸작은 단 한 글자조차 빠뜨리지 말고 읽어야 한다. 비록 난해한 말라르메의 시처럼 초반 난해한 서술 구조가 펼쳐지더라도. 
범패장이라 불리는 관, 마왕이라 일컬어지는 불문학자, 암송되는 말라르메의 시, 기이한 사체, 그리고 희대의 명탐정. 본 작품은 
이스루기 기사쿠 시리즈 중 걸작으로 꼽히며 본격 미스터리의 팬들을 만족시킬 만한 요소들이 두루 갖춰진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작가 '슈노 마사유키'의 전작인 서술 트릭이 매력적으로 그려진  '가위남'을 재미있게 읽은지라 기대를 갖고 
읽었습니다.


이 작품은 뭔가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로 시작하는
클래식한 추리극(밀실 트릭)으로 보이나 역시나 서술 트릭이 있습니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등장인물들의 시점이 교차 편집되면서 좀 산만한 느낌이 들고 작가가 일부러 혼선을
야기하려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로 초반에는 집중이 잘 안되는 점이 있기도 합니다만 일정 부분을 지나면 몰입도가 고조됩니다

과거의 명탐정이 수사한 사건을 재수사한다는 소재도 신선하고 또 나름의 분량을 가진 메인 캐릭터가
허무하게(?) 죽는다는 점도 흥미를 배가합니다.
후반에 사건의 전모가 밝혀지면 작품 초반 산만하게 서술되었던 내용은 모두 다 이 결말을 위한 
빌드업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작가인 '슈노 마사유키'는 미스터리한 인물로 얼굴을 공개하지 않은 채 작품을 발표했으며 2013년 병명을 
공개하지 않은 채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돌아가신 분께는 죄송하지만 추리 작가답다고나 할까요

이 작품은 선뜻 추천하기가 어려운 것이 말씀드린 바와 같이 초반에 진입 장벽이 좀 있는 편이라
어쩌면 초반에 포기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만 초반 장벽을 넘는다면 꽤 만족할 만한 추리 소설을 
읽으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단 아직도 제가 궁금한 것은 도대체 왜 제목이 '거울 속은 일요일'인지....그건 정말 궁금합니다.

요코하마 히데오 최고의 작품 - 빛의 현관 도서 review


제 목 : 빛의 현관
지은이 : 요코하마 히데오
옮긴이 : 최고은
펴낸 일 : 2020년 10월 23일
펴낸 곳 : 김영사
줄거리 : "당신이 살고 싶은 집을 지어주세요." 건축사 아오세가 의뢰인에게서 받은 유일한 요청이었다. 내면의 세계를 자유로이 
펼치는 건축가가 되겠다는 푸른 꿈은 어느샌가 흩어지고, "시키는 대로 도면을 그리는, 그저 편리한 도구"로 쓰이는 데 익숙한 나날. 그 말은 마법의 주문처럼 아오세에게 당도해, 굳게 잠긴 무언가를 연다. 자물쇠를 채워 깊은 곳에 묻어두었던 건축에 대한 진심. 
그리고 '빛'의 기억을. "빛을 환대하고, 빛에게 환대 받는 집을" 짓고 싶었다. 부드럽게 실내를 감싸 안는 빛. 다정하고 따스한 빛. 
그것은 반드시 북쪽의 빛이어야 했다.
'남향'이라는 건축계의 '신앙'을 깨고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지은 아름다운 북향의 집. 의뢰인은 찬사를 보냈고, 
집은 '일본을 대표하는 주택'이라는 타이틀로 잡지에 실려 유명해졌다. 집이 완성된 후엔 건축주와 연락하는 것이 금기이지만 
아오세는 궁금함을 참을 수 없다. 자기 자신이나 마찬가지인 그 집에서 사람들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그러나 의뢰인은 연락이 닿지 않고, 직접 찾아가 본 그 집엔 사람이 산 흔적이 전혀 없다. 의뢰인 가족이 증발한 것이다. 
당황한 아오세는 집을 위해서, 자신을 위해서, 의뢰인의 자취를 쫓기 시작한다.





작가인 요코하마 히데오는 독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저 또한 그의 전작인 64를 접했는데요 자식을 유괴당한 부모의 처절한 심정이 녹아있는 작품으로 미스터리 작가로서
그의 재능을 마음껏 느낄 수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 작품은 영화로도 제작되었는데 소설 또는 영화로 접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이번에 소개해드릴 '빛의 현관'은 전작인 64가 매우 좋은 작품으로 기억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훨씬 더
좋은 작품으로 다가왔습니다.
버블 시대 한때 잘나가가던 건축가가 버블이 꺼지고 경제적으로 몰락하고 배우자와도 이혼 후 위축된 삶을
살고 있다가 주택 설계 의뢰를 받게 되고 그야말로 혼신의 힘을 다해 주택을 건축하게 됩니다.
노력이 통해던지 건축 잡지에도 소개되고 상도 받는 등 다시 한번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려는 이때
건축 설계를 의뢰했던 집 주인이 사라지고 마침내 다시 찾아가 본 집은 덩그러니 비어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냥 일로서가 아닌 한 인간으로서 회한과 소망이 담긴 집이었기에 무시할 수 없어 집 주인의 자취를 추적하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작품은 정통 미스터리 작품이라고 하기에는 뭔가 아쉬운 점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추리 소설이라면 흔히 연상되는 살인 사건이 일어나는 것도 아니고 (앗 생각해보니 前代의 죽음이 있긴 하네요)
자신의 가족이나 친구도 아닌 건축 의뢰인을 찾게 된다는 설정이 그리 긴장감을 주고 있지는 않습니다.
저는 이 작품을 읽고 난 후 '한 남성의 구원기'로 받아들였는데요
어쩌면 성취감을 느껴야 할 나이일지도 모르는 중년의 나이에 일도 가정도 잃어버린 한 남성이 다시 한번 자신의
두 다리로 바로 서기 위해 노력하고 있구나라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아오세의 Y 주택은 그저 작업의 결과물이 아닌 자신을 새로 태어나게 만든 동기이며 희망이고
의뢰인 또한 클라이언트의 하나가 아닌 자신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민 구원자로 여기게 된 것 같습니다.

저는 건축을 전공하지 않아 노스라이트 (North light)- 북향 주택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었는데
이 작품에서 북향 주택은 우리가 흔히 선호하는 남향 주택과 달리 집안을 환히 비춘다기보다는 공간을
따스히 감싸주는 빛을 제공하는 것으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주인공인 아오세에게 필요한 빛이죠.
이제 더 이상 밝고 환하게 빛나는 세월은 다시 올 수 없겠지만 나와 주변을 다정히 비춰주는 노스라이트의
인생이란....그 또한 훌륭하지 않겠습니까


앞서 이 작품은 미스터리적인 면이 좀 약하지 않나 하는 말씀을 드렸지만 그렇다고 전혀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건축 설계를 의뢰한 자와 아오세와의 숨겨졌던 인연이 밝혀지고 또 의뢰인이 자취를 감추게 되는 사연 등이
톱니바퀴처럼 잘 맞물려 역시 장르 문학의 재미를 살려주고 있습니다.


저는 이제까지 요코하마 히데오의 작품을 읽어본 중 이 '빛의 현관'이 가장 크게 다가왔는데요
어쩌면 제게도 노스라이트의 따스함과 다정함이 필요해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현재 환하게 빛나고 계신 분들께도 이 작품은 나름의 의미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제 곁에 마침 건축을 전공한 친구가 있어 이 책을 선물했는데 흠...그 친구에게는 그리 임팩트가 크지 않았는지
별말이 없더군요 아니면 그냥 표현을 안 하고 있는 건진 모르겠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이 작품을 추천하고 또 64또한 읽어보셨으면 합니다.

오승호 그 이름이 보장한다 - 스완 도서 review


제 목 : 스완
지은이 : 오승호
옮긴이 : 이연승
펴낸 곳 : 블루홀 식스
펴낸 일 : 2020년 10월 28일
줄거리 : 대형 쇼핑몰 ‘스완’에서 무차별 총격 사건이 발생한다. 스물한 명이 사망한 비극 속에서 여고생 이즈미는 범인과 가까이 있었는데도 결국 살아남는다. 얼마 후, 같은 사건을 겪은 동급생 고즈에가 충격적인 사실을 주간지에 폭로한다. 바로 범인이 다음으로 죽일 사람을 이즈미에게 선택하게 했다는 것. 순식간에 이즈미는 피해자에서 비난의 대상이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이즈미에게 기이한 초대장이 도착한다. 모임에 초대된 이들은 사건에 휘말렸다가 살아남은 다섯 명의 생존자들. 모임의 목적은 사건 도중에 일어난 또 다른 ‘죽음’의 진상을 밝히는 것. 그날 ‘스완’에서는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전작 '도덕의 시간'이 주었던 감흥이 아직도 생생한데 후속작인 '스완'을 읽게 되었습니다.
홍보문구에 나왔었지만 '오승호의 시간이 온다가 아니 이미 와버렸습니다'
이 작품은 장르 문학으로도 물론 매우 매력적인 작품이지만 그 이전에 굳이 장르 문학으로 구분하지 않더라도
매우 훌륭하다고 평가받을만하다고 생각됩니다
무차별 총격이라는 충격적인 사건을 접한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 자신의 주관적 관점으로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찾아나간다는 이야기로 구성 자체로는 명 감독'구로자와 아키라'의 라쇼몽을 연상케 합니다


베니스 국제 영화상과 아카데미 등 유수의 영화제에서 수상한 이 작품은 헤이안 시대에 사무라이 살인 사건을 
바탕으로 이 사건을 목격한 다양한 증인들이 전혀 다른 증언을 함으로써 결국 똑같은 사건을 바라보더라도
인간은 각자의 주관적 입장으로 사건을 이해한다는 스토리입니다.
오래되었고 또 흑백 영화라 주저될지도 모르겠지만 정말 훌륭하고 재미까지 있는 영화니 (보통 영화제 수상작들은
재미없다는 편견이 있지만) 꼭 감상하시길 추천합니다.

이 스완도 라쇼몽과 마찬가지로 무차별 총격 사건이라는 진실을 자신만의 관점으로 이야기 해나가면서
과연 그날 그 쇼핑몰에서 어떤 일이 진실로 벌어졌는가를 파헤치는 이야기입니다.
생존자들은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면서 자신이 외면하고 싶었던 진실과 마주치고 또 그러면서
진실의 조각을 맞추어 나갑니다.
마치 영화의 교차편집처럼 쇼핑몰에서의 총격 장면과 현재의 증언을 구성하면서 독자에게 몰입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작가의 능력도 매우 훌륭했고 작품의 처음부터 끝까지 균일한 밀도로 긴장감을
유지하는 점 또한 극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건의 진실보다는 자극적인 소재만을 찾던 언론이 그야말로 '무소불위의 칼춤'을 추면서
사건의 피해자가 오히려 비난을 받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묘사하는 것을 보면 어느 나라나
견제 받지 않고 통제할 수 없는 언론은 - 과거 군사독재 치하의 언론 통제가 아닌 -사회의 흉기라는
생각이 들었고 작가도 어느 정도는 이런 문제의식이 있었다고 여겨집니다.

이제까지 오승호의 작품은 단 두 작품만을 읽었지만 장르 문학의 작가로서 그의 재능은 매우 축복받았음이
틀림없다고 확신이 듭니다
그의 후속작을 매우 기다리게 됩니다



탁월한 이야기꾼의 등장 - 도덕의 시간 도서 review


제 목 : 도덕의 시간
지은이 : 오승호
옮긴이 : 이연승
펴낸 곳 : 블루홀식스
펴낸 일 : 2020년 1월 30일
줄거리 : 이야기는 한 유명 도예가의 죽음에서 시작된다. 사망 현장에는 살인을 암시하는 낙서가 발견되고 그 무렵,
영상 저널리스트인 후시미에게 13년 전 일어난 마을 초등학교 살인 사건을 다루는 다큐멘터리의 촬영 제의가
들어온다. 후시미는 증언자들을 계속 촬영하면서 과거의 사건과 현재의 사건의 기묘한 연결고리에 빠져 든다.
살인 사건의 현행범으로 체포되고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지만 ‘이것은 도덕 문제입니다’라고만 말하는 과거의 범죄자, 타살 의혹을 불러일으키는 현재의 낙서. 이 모든 것을 ‘도덕’이라는 흔하디흔한 단어 하나가 관통한다. 무시무시한
불길함. 충격적인 반전과 스릴감 있는 전개의 끝에서 ‘도덕’의 예리한 칼날이 서로를 겨냥한다.
독자는 그 전율에 몸서리치게 될 것이다.




오승호라는 작가에 대해서 들은 적이 있었는데요. 이번에야 그의 작품을 접하게 됐습니다
감상 후 느낌은....우선 책 표지에 쓰여있듯 '에드가와 란포상'을 수상한 작품이라 소개되어 있는데
역시 상이란 그 가치가 있는 작품에게 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큐멘터리의 촬영을 담당하는 후시미의 시선으로 현재의 살인사건과 과거의 살인사건의 연결 고리를
파헤쳐 가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에서는 일반적인 추리 소설에서 나오는 밀실 트릭이나 서술 트릭 등을 사용하지 않고
또 마지막까지 범인이 누구인가를 밝혀내는 전형적인 추리 소설의 작법을 따르고 있지는 않습니다.
대신 '도덕'이라는 주변에서 늘 접하면서도 추상적이고 주관적일 수밖에 없는 주제로
인간 사회의 어두운 면들을 담담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촬영감독이라는 후시미의 역할이 도드라지는데 카메라는 매개체를 가지고 피사체를
들여다보는 그의 직업이 사건을 보다 객관적으로 독자에게 전달하는데 유용하게 쓰입니다

이 작품은 술술 읽히는 작품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문장이 난해하다든지 너무 심오한 의미가 농축되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굳이 일본 사회를 한정하지 않더라도 인간이 사는 세상이라면 그 어디에서라도 있을법한 이야기지만
굳이 알고 싶지 않은 또는 피하고 싶은 이야기라서 그렇습니다.
오승호라는 작가에 대해서는 그가 재일교포 3세라는 것만을 제외하고는 별로 아는 바가 없고 또
이 작품이 데뷔작이란 정도만 알고 있는데 참으로 작가로서의 역량이 대단하다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작품에 대한 리뷰는 스토리도 많이 공개하기가 어렵고 또 나름의 감상을 다 적으려 해도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 짧은 제 글 재주로 더 이상 이어나가기가 어렵습니다
부디 장르 소설에 매력을 느끼고 있는 분은 이 작품을 직접 읽어 보시길 바라며 저 또한 오승호의 다음 작품을
기꺼이 읽을 계획입니다


오승호라는 작가가 데뷔작으로 '에드가와 란포상'을 수상했다고 했는데 이 상은 일본의 권위 있는 추리 문학상으로
작가인 에드가와 란포를 기념하기 위해 만들었습니다(에드가와 란포는 사실 추리 소설의 원조 격인
작가 에드가 앨런 포를 일본식으로 발음한 것으로 작가의 본명은 히라이 타로입니다)
그 상의 권위만큼 수상작들 또한 매우 훌륭하며 까다로운 취향을 가진 독자들에게도 큰 만족감을 주고 있습니다
아래의 링크를 참고하시면 국내 발간작을 볼 수 있으니 한 번쯤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상과 관련하여 어제 좋은 소식이 있었는데 우리나라 윤고은 작가가 아시아 최초로
영국의 대거상을 수상했다고 합니다
작품은 '밤의 여행자들'로 저도 아직 읽어보진 못했는데 매우 기대가 됩니다
대거상이라하면 정말 세계적으로 이름이 알려져 있는 작가들이 타는 상이라고만 생각하고
거리가 멀다고 여겨 우리나라 작가가 수상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
저에게는 BTS의 빌보드 5주 연속 1위보다 훨씬 기쁘네요
윤고은 작가님 축하드립니다


장마가 온다고 합니다 다들 무탈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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