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고 먼 아이슬랜드에서 온 스릴러 - 저체온증 도서 review


제  목 : 저체온증
저  자 : 아르다날뒤르 인드리다손
옮긴이 : 김이선
펴낸곳 : 문학동네
펴낸일 : 2017/3/31
줄거리 : 경찰소설의 거장으로 불리는 아르드날뒤르 인드리다손의 장편소설 『저체온증』. 가족과 친구의 받아들이기 힘든 죽음에 일상의 온도를 잃어버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주인공인 형사 에를렌뒤르가 자살과 실종 사건을 맡아 수사하는 과정과 함께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성찰을 엮어내며 제대로 된 사건수사는 범인을 잡는 것만이 아닌, 사건과 관련된 사람들이 스스로 사건을 딛고 일어날 수 있도록 끝맺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아름다운 호숫가의 별장에서 친구가 오는 때에 맞춰 자살한 마리아. 부검의는 자살로 판정하고 조서에도 그렇게 적히며 사건 파일은 신속하게 정리된다. 평범한 자살로 보이지만 마리아의 친구는 마리아가 자살할 이유가 없다고 강력하게 주장한다. 담당 형사 에를렌뒤르는 경찰로서 할 일은 다 끝난 것처럼 보이는 이 지점에서 수사를 시작한다. 마리아의 자살을 믿지 않는 그녀의 친구가 겪는 슬픔과 절망의 시간을 줄여주는 것이 수사의 목적이다. 이렇게 남겨진 사람들을 위해 끈질기게 수사한 끝에 에를렌뒤르는 예상치 못한 진실에 도달하는데……. 

인드리다손의 소설은 각국의 실제 수사 체계를 따라 경찰이 범죄 사건을 파헤치는 과정을 사실적이고 세밀하게 그리면서, 범죄의 배경이 된 사회문제와 비합리적인 경찰의 수사 체계 및 경찰 내 비리 등을 폭로하는 역할을 해온 북유럽 경찰소설의 대세와는 거리가 멀다. 저자 스스로 자신이 쓰는 것이 경찰소설이라는 자각을 못 했다고 말할 만큼, 인간의 비극을 그린 장엄한 서사극이자 위대한 경찰소설로 아이슬란드에 새로운 장르를 개척해냈다.

출판사의 홍보기사임이 틀림없을 위의 줄거리 소개만 믿고 읽으시면 어쩌면 실망할지도 모릅니다
작품 수준의 높낮음이 아니라 작품의 스케일을 너무 크게 묘사했어요
이 작품은 "인간의 비극을 그린 장엄한 서사극이자 위대한 경찰소설로 아이슬란드에 새로운 장르를 개척해냈다."라는 평은
어울리지 않습니다. 인간의 비극을 그린건 맞지만 장엄한 서사극이라기 보다 개인의 상처를 차근차근 바늘로 꿰메는 
치명적이진 않지만 세심함을 요하는 소아과의사의 수술같은 작품입니다
이 작품에는 갑작스레 죽음을 맞이한 이가 주인공인듯 하나 실은 그만큼 비중을 차지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주인공인 형사 에를렌뒤르의 어린시절에 사라진 그의 동생 그리고 약 26년전 사라진 청년과 여대생들입니다.
주인공의 동생을 제외하면 예 그렇습니다 이런 류의 작품이 늘 그렇듯 죽은자들과 사라진 자들은 연관성이 있었습니다
형사 에를렌뒤르는 죄책감이랄까 아니면 의무감으로 오래전 사라진 실종자들을 포기하지 않고 수사하는데
어린시절 눈폭풍에서 자신만 살아남고 결국 시체도 찾지못한 동생에 대한 부채감이 원인인듯 합니다.

숨막히는 스릴이나 천재적인 추리력, 손에 땀을 쥐는 액션 이런건 이 작품에 없습니다
그저 붕괴한 가정이란 상처를 안고 있는 주인공이 마찬가지로 범죄의 피해로 붕괴된 가정을 찾아다니며 하루하루
뚜벅뚜벅 사건의 실체를 찾아 다니는 이야기입니다
작품의 4/3이 지날쯤이면 아마 여러분도 '아하 이 스토리가 어떻게 흘러가겠구나'라는 감을 잡으실 수 있을거에요
그런데 바로 거기서 이 작품은 빛이 납니다
나 조차도 뻔히 답이 나오는 이야기인데 책을 손에서 놓을수 없습니다
전형적인 스릴러라면 실패지만 인간의 상처를 헤집고 소독하고 봉합하는 이야기라서 끝까지 놓을수 없었던것 같습니다
어제 2/11일 일이 있어 김해공항을 다녀왔습니다
목적지가 부산이 아닌 김.해.공.항이었어요
집에서 나와 지하철을 타고 김포에서 비행기로 갈아타 김해로 가는 일정이었는데...
김해에 착륙하기전에 다 읽고야 말았습니다.
말씀드렸듯 한번 손에 잡으면 놓을수 없는 그런 강렬함은 없었지만...그래도 놓을수 없었습니다.

상처를 위로하는 스릴러...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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