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 미래 초거대 기업이 지구를 지배한다면 - 웨어하우스 도서 review


제목 : 웨어하우스
지은이 : 롭 하트
옮긴이 : 전행선
펴낸 곳 : 북로드
펴낸 일 : 2021년 2월 26일
줄거리 : 지구 온난화, 실업난, 대량 총기 사건 등으로 삶이 황폐화된 미래 세계에 최첨단 드론으로 물품을 배송하는
거대 기업 클라우드가 각광을 받으면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을 다룬 SF 스릴러 『웨어하우스』가 북로드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미국 인구의 절반 이상이 일하는 온라인 유통 기업 클라우드는 단순한 소매상이 아니라 세상의 구원자로 일컬어진다. 역대급 실업난에 처한 3천만 명의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줬고, 최저가 상품과 의료보험을 제공했으며,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세수를 창출하고, 녹색 에너지 정책을 선도하여 탄소 배출량 감축을 주도해왔기 때문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더 나아가서 드론 기술력의 최적화를 위해 미 연방 항공국을 민영화했고, 혁신적인 직원 평가 제도를 
도입하여 노동조합을 무력화했으며, 기업 성장의 가속화를 위해 법률을 전면 개정하고, 독자적인 채널을 구축하여
언론을 장악했다. 하나의 거대 기업적 제국이라 할 수 있는 클라우드. 미국인이라면 누구나 모든 것을 다 갖춘 이곳
클라우드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안전하게 일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그렇다면 꿈의 직장 클라우드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삶은 어떠할까? 클라우드에 입사한 직원들은 대학 기숙사 같은
비좁은 방에서 생활하며, 근무 중에는 휴식이나 화장실 가는 시간까지 통제당하고, 별점 평가제 도입으로 끝없는
노동을 강요당한다. GPS와 스마트폰 기능을 갖춘 시계를 통해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당하는 것은 물론, 언제 해고의
위기에 직면할지 모른다. 미국 경제를 독점하다시피 하고 정치에도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클라우드에 어떠한
제지나 비난이란 있을 수 없다.
한때 ‘퍼펙트에그’라는 잘나가는 회사의 CEO였던 팩스턴은 클라우드의 지나친 할인 정책으로 결국 사업을 접고
무일푼 신세가 된다. 다른 직장을 구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 자신의 사업을 파산시킨 클라우드에 구직 신청을 하는
것밖에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다. 언젠가 클라우드의 대표 깁슨 웰스를 만나면 15년간 교도관으로 일하며 마침내
일군 자신의 꿈을, 노동자를 위해 일한다는 그가 처참하게 무너뜨렸음에 항의하고 싶은 마음뿐이다.
클라우드 보안팀에 배정된 그는 잠시 머무르며 다시금 자신의 꿈을 펼칠 발판을 마련하기를 꿈꾸지만,
점점 클라우드에서의 삶에 안착해가고 마약 밀수단을 일망타진하면서 큰 성과를 거두며 자신의 존재 가치를
클라우드 구성원들로부터 인정받기를 갈구하게 되며 점점 클라우드라는 체제속에 안주하려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무엇보다 팩스턴이 클라우드를 떠나지 못하는 이유는 클라우드 안에서의 삶이 바깥 삶보다 낫다는 것이고,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지니아라는 여성 때문이다. 팩스턴이 클라우드에서 만난 지니아는 전직 교사였으나 연방 정부의
예산 삭감으로 결국 일을 그만두고 클라우드에 입사 지원을 하게 되었다. 클라우드에 고용되고 마더클라우드 시설로 
향하는 버스에서 만난 두 사람은 즉시 사랑에 빠져 잠자리까지 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팩스턴이 모르는 것이 있다면,
지니아는 사실 전직 교사가 아니라 클라우드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고용된 기업 스파이라는 것이다.
지금 그녀의 임무는 녹색 에너지 정책으로 엄청난 면세 혜택을 누리는 클라우드의 불법 에너지 자원을 찾아내는
것이다.
채용 알고리듬을 파악하려는 노력에도 창고에서 물류 운반 일을 할당받은 그녀는 임무 수행을 위해 보안요원의 접속
권한이 필요하기에 팩스턴을 이용하기로 마음먹는데……. ‘당신이 원하는 모든 것이 있는 곳’ 클라우드에 저마다
다른 목적을 갖고 입사한 두 사람은 과연 자신들이 원하던 바를 구할 수 있을까?




정확히 알 순 없지만 근미래 디스토피아의 모습을 그린 작품입니다
특이하게도 지구를 지배하는 초 거대 기업이 '아마존'을 연상케하는 온라인 유통회사 '클라우드'라는 설정입니다
사람들은 생필품을 이 회사를 통해 구입해야 하고 또 경제가 무너진 상황에서 이 기업 자체가 사람들에게
일자리로서의 역할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 기업이 이렇게 세상을 지배하게 된 것은 지구 환경의 피폐화와 더불어 이른바 쇼핑 핫 시즌인 블랙 프라이데이에
대규모 총기 사고가 발생함으로써 사람들이 더 이상 오프라인 구매를 하지 않게 되었기 때문이라는데
뭔가 좀 억지스러움이 없지 않지만 작품의 소재가 신선하였기에 굳이 거슬릴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대기업'클라우드'의 횡포로 자신이 운영하던 기업이 파산되고 결국 일자리를 찾아 들어온 팩스턴과 
이른바 산업 스파이로 '클라우드'라는 산업 단지를 운영하는 에너지원을 탐색하기 위해 위장 잠입한 지니아라는
여성입니다.
팩스턴의 스토리는 지금은 모르겠지만 얼마 전까지 우리나라에서 흔히 보던 스토리로 대기업과 협업하던 중소기업이
기술을 탈취당하다든지 또는 지나친 원가절감 요구로 결국 사업을 접게 되었다는 사연입니다.
지니아는 과거가 그리 자세히 묘사되고 있진 않지만 이런저런 사업 스파이 활동으로 나름의 명성을 쌓고 있었음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이 두 명의 남녀 주인공은 백 퍼센트 자신의 의지로 이곳을 들어온 것은 아니나 이 중 팩스턴은 자신도 모르게
활동에 두각을 나타내게 되고 기업의 조직문화에 거부하고 저항하지만 결국 체제에 순응하는 개인의 모습으로
묘사되고 있으며 지니아는 레지스탕스로서 내부에서 조직의 병폐를 정면으로 바라보는 캐릭터입니다.
작품 중반부쯤 두 주인공의 일상을 묘사하는 챕터가 있는데 일상생활을 처음에는 매우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팩스턴은 아침에 일어났다 출근했다 일했다 퇴근했다 돌아와서 잠을 잤다 이런 식으로
간결히 묘사하면서 그야말로 조직 속의 톱니바퀴가 된 주인공을 굳이 다른 수사 없이 설명하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작품 초반 및 중반까지는 작가의 참신한 시각과 색다른 소재로 매우 몰입성 있게 읽게 되었으나 후반부로 갈수록
초 중반의 긴장감이 흩어짐과 동시에 개연성의 굳건함도 차츰 무너지면서 끌어가는 힘이 좀 약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이 작품은 SF와 스릴러적인 요소가 강하면서도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작가 나름의 비판의식을 함께
담아내고 있는데 '클라우드'라는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각자 자신의 보직에 맞춰 고유의 색깔을 나타내는
유니폼을 입는다는 설정은 굳이 카스트 제도나 조선시대의 사농공상까지 연상케 하지 않더라도 현재 자본주의 
시스템 안에서의 계급구조를 은유로서 묘사하고 있음을 누구나 눈치챌 수 있습니다.
또한 뉴스 공급자로서의 언론은 존재하나 결국 대자본의 입김 속에서 통제되는 뉴스란 결국 자본가의 이데올로기
전파나 프로파간다로서의 역할밖에 못한다는 점을 노골적으로 묘사하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그리 얇은 두께는 아니지만 읽기에 부담 없을 정도로 가독성이 뛰어납니다
작가의 비판의식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스릴러 자체로도 그리 나쁘지 않기에 읽어보시는 것이 어떨까 하네요
'론 하워드' 감독이 영화화를 기획 중이라고 하니 영화로 나온다면 보고 싶습니다.

덧글

댓글 입력 영역


날마다 새로운 사진

날마다 새로운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