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여름, 어디선가 시체가
지은이 : 박연선
펴낸 곳 : 다산 북스
펴낸 일 : 2019년 4월 5일 (초판 10쇄)
줄거리 : 첩첩산중 두왕리, 일명 아홉모랑이 마을에 사는 강두용 옹은 막장 드라마를 보던 중 뒷목을 잡고 쓰러져 생을 마감한다. 구급차가 총알처럼 출발하면 뭐하나. 살아 있는 이도 숨이 넘어갈 때쯤 돼야 겨우 도착할 수 있는 첩첩산중의 마을 두왕리인 것을.
그렇게 아홉모랑이 강씨네는 장례를 치르게 되고, 효성 지극한 아들딸들은 시골집에 홀로 남을 팔십 노모가 걱정된다. 남편을 산에 묻고 돌아온 날 호박쌈을 한입 가득 욱여넣는 씩씩한 홍간난 여사 말이다. 아들딸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끝에 결정된 사항은, 홍간난 여사의 손녀이자 집안 최강 백수 강무순을 시골집에 낙오시키는 것이다.
다음 날 아침이 밝고 스무 명 넘게 북적대던 시골집의 아침은 한없이 고요하기만 하고, 그 고요함에 화들짝 놀란
낙오자 강무순이 마당으로 뛰쳐나오지만 무순을 반기는 건 할머니 홍간난 여사의 등짝뿐.
그렇게 강제적으로 시작된 동거 및 유배 생활에 하루 만에 지루해진 무순. 너무너무 심심한 나머지 마당에 묶여 있는
강아지 ‘공이’를 데리고 산책을 나갔다가 ‘저 집에 개 끌고 돌아다니는 미친년이 산다’는 말을 듣는 동네에서 대체
무얼 하며 지낼 수 있을까. 수준 안 맞아서 나가 돌아다니지도 못하고 집 안에서 놀거리를 찾다가, 할아버지의 책장에서
15년 전 자신이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보물지도를 발견한다.
보물지도에 그려진 대로 경산 유씨 종택을 찾아가 보물상자를 파낸 무순. 보물상자와 마주한 순간, 무순을 좀도둑으로 오해한
종갓집 외동아들 ‘꽃돌이’와도 맞닥뜨린다. 달리 보물지도가 아니라 꽃돌이가 보물이었구나, 싶은 순간 무순의 보물상자를 본
꽃돌이의 표정이 굳어진다. 자신의 누나이자, 15년 전 실종된 경산 유씨 종갓집의 귀한 외동딸 유선희의 물건이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15년 전, 당시 최장수 노인의 백수 잔치에 온 마을 사람들이 버스까지 대절해 온천으로 관광을 떠난다. 어른들끼리
목욕도 하고 술도 마시는 자리에 어린 것들을 데려가기 ‘뭐해서’ 온 동네 아이들을 마을에 남겨 놓고 떠났다.
흔히 말하는 ‘옆집 수저가 몇 쌍인지도 아는’ 가족 같은 시골 마을이었기에 별 걱정 없었다.
그날 밤 관광이 끝나고 돌아온 어른들. 마을이 텅 빈 사이, 네 명의 소녀들이 사라진 것을 알고 충격에 휩싸인다.
당시 사라진 것은 유선희(16)뿐만 아니라, 삼거리 ‘허리 병신’네 둘째 딸 황부영(16), 발랑 까지긴 했어도 평범한
집안 딸이었던 유미숙(18), 목사님 막내딸 조예은(7) 모두 네 명이다. 나이도, 학교도, 출신 성분도 다른 소녀 넷이
한꺼번에 사라진 것이다.
경찰, 과학수사대, 심지어 무당도 포기한 전대미문의 ‘네 소녀 실종 사건’! 경찰의 추측대로 단순 가출일까?
아니라면 범인은 대체 누굴까? 자신의 딸이 외계로 갔다며 뒷산에서 매일 울부짖는 교회 사모님은 정녕 미친 것일까?
4차원의 최강 백수 강무순, 팔십 노인 홍간난 여사, 츤데레 꽃돌이. 이 얼렁뚱땅 탐정 트리오가 벌이는 황당무계한
탐정 놀이의 끝은 어디인가?! 박연선 작가의 날카로운 시선과 유머가 뒤섞인 시선들을 따라가다 보면 사건보다 스산한 현실과
마주하게 된다.
전원일기 풍의 추리 소설이라고나 할까요?
홍보 문구 그대로 한국형 코지 미스터리 작품임은 확실히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작가는 소개대로 이미 여러편의 극본을 집필했던 프로작가로 일단 대사체로 이루어진 문장이 아주 맛깔나게
작품의 읽는 재미를 제대로 보여줍니다
아웅다웅하는 할머니와 백수 손녀의 대결은 예전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를 연상케 할 정도로
공수의 조화로움이 티키타카를 이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른바 코지 미스터리 장르의 대부분이 그렇듯이 추리 소설로서의 긴장감은 그리 높지 않은데요
작가가 추리극에 처음 도전하다보니 정통 미스터리보다는 아무래도 작가의 장점을 살려 약간은 가벼운
코지 미스터리로 시작해 본게 아닌가 하는 추측이 듭니다.
말이 나온김에 코지 미스터리에 대해 소개를 해보겠습니다
코지 미스터리는 추리 소설의 하위 장르로 경찰이나 탐정 등 프로페셔널 수사관이 주인공이 아닌
동네 할머니 (아가사 크리스티의 미스 마플 시리즈) 서점 점장 등 일반 시민들이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구성입니다
그렇기에 강력 사건은 없고 또 살인 사건이 발생하더라도 잔혹함이 묘사되고 있지는 않습니다
이 장르에 대척점이 있는 것으로는 하드 보일드라는 장르가 있는데요
하드 보일드의 경우 대체로 주인공이 남성 그것도 육체의 대결을 주저하지 않는 터프함을 매력으로 삼는 남성이며
도시의 비정함을 배경으로 강력 사건을 해결하는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 코지 미스터리는 소프드 보일드라고도 불리기도 하는데요
대표적인 작품으로는.....위에 언급한 미스 마플 시리즈와 요새 케이블 티비에서 재방송되고 있는
제시카의 추리극장이 있습니다

다시 이 작품으로 돌아와서...
통통 튀는 대사와 서정적인 시골 마을 풍경이 인상적이긴 하지만 추리극으로서의 재미는 그리 높지 않은편이란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 없네요
다만 작가의 문장력은 인정치 않을 수 없기에 혹시 정통 추리극을 집필하신 다면 그때는 다시 한번 읽어 보고 싶긴
합니다
이 코지 장르는...역시 제 스타일은 아닌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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